
전 국민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던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주인공 강계열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102세. 강계열 할머니는 지난 10일 오후 6시쯤 강원도 원주의료원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유족이 11일 전했다.
영화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은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가장 먼저 별세 소식을 알렸다. 진 감독은 "지난 3월 31일 찾아뵙고 작별의 인사를 올렸다. 가물가물한 중에도 저희들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인사와 덕담을 해주셨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2012년 9월 9일 처음 뵙던 날에도 소녀 같았는데, 그 소녀는 100세가 되어 강을 건너가셨다. 좋아하는 조병만 할아버지 곁으로. 할머니 안녕히 가십시오"라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76년의 사랑, 한 편의 영화가 되다
1924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횡성에서 자란 고인은 14살이던 1938년 9살 연상의 남편 조병만 씨를 만나 결혼했다. 두 사람의 사연은 2010년 7월 횡성신문의 '횡성 5일장 노년 스타 부부' 기사로 처음 알려진 후, 2011년 SBS TV '스페셜 짝'에 이어 KBS 1TV '인간극장–백발의 연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소개됐다.
2014년 11월 27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당시 89세의 강계열 할머니와 98세의 조병만 할아버지의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전 국민에게 따뜻한 웃음과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관객 480만 명이라는 흥행 기록은 지금까지도 독립영화 역대 흥행 1위로 남아 있다. 이 작품은 개봉 18일 만에 독립영화 사상 두 번째로 100만 관객을 달성하며 다큐멘터리 '워낭소리'의 37일 기록을 대폭 앞당기기도 했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인 2013년, 남편 조병만 할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남편을 떠나보낸 뒤에도 그리움을 잃지 않았다. 할머니는 남편의 생전 모습을 보고 싶어 영화관을 여러 차례 다시 찾았던 것으로 전해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2019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는 "남편은 나한테 반말을 안 했다. '밥 잘 먹었어요, 고마워요'라고 했다", "밤에 자다가 할아버지 생각을 하면 이불과 베개가 젖도록 운다"고 말하며 변함없는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영화 개봉 후 한글 공부… 직접 손편지로 감사 인사
강계열 할머니는 영화 개봉 후 한글 공부를 시작해 직접 손편지로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또 한 번 감동을 안겼다. 손편지에는 "우리 영화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생전 인터뷰에서 "딸 3, 아들 3(1명은 먼저 작고), 손주 33명"이라고 밝히며 대가족과 함께 여생을 보냈다.
빈소 및 장례 일정
빈소는 원주의료원 장례식장 4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2일 오전 7시 45분이며, 장지는 횡성군 청일면 선영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조두형·대형·금자·명자·복자 씨가 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