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봉은사로에 위치한 케이리즈 갤러리(대표 김현정 Liz Kim)에서 신윤주 작가의 개인전 《어포던스(Affordance)》가 12월 18일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일상 속 반복되는 공간과 감정의 잔재들이 중첩되며 생성하는 ‘시간의 균열’을 회화로 풀어낸다. 전시는 2026년 1월 24일까지 이어진다.
신윤주 작가는 반복과 중첩을 키워드 삼아 시간의 흔적을 시각화해왔다. 전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의 얼굴을 공유하지만 서로 다른 시간에 존재하며, 마치 과거와 현재가 충돌하는 무대 위에서 마주하는 듯한 구성이다. 관람객은 그 틈 사이로 스며든 정서와 기억을 따라, 익숙하지만 낯선 시간의 균열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인물의 표정을 지운 대신, 손짓을 감정의 나침반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작품 속 손들은 사건과 감정의 방향을 가리키며, 초록색 에너지와 함께 화면 위를 유영한다. 구체적인 감정 대신 손과 제스처로 이루어진 이 회화적 언어는 불안, 습관, 강박처럼 일상에 침투한 감정의 잔상들을 명확히 드러낸다.
설치 방식 역시 작가의 시선이 반영됐다. 교차 배치된 대형 캔버스들과 반복적으로 사용된 벽지 패턴은 전시장이라는 물리적 공간을 감정과 기억의 내면적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벽면을 타고 흐르는 초록빛 잔상은 안과 밖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몽환적이고 잠재적인 감각의 공간을 만든다.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전공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신윤주 작가는 “반복되는 기억의 패턴 안에서 상실된 ‘나’를 찾고, 잊힌 이면을 바라보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번 전시에 대한 의미를 전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지나치는 일상의 틈을 포착하고, 그 안에 숨어 있던 감정과 존재의 흔적을 회화적으로 되새긴다. 하나의 얼굴, 여러 겹의 시간, 그리고 손짓으로 전하는 감정의 나침반. 익숙한 공간 속 낯선 감각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전시다.
[전시 개요]
- 전시명: 신윤주 개인전 <어포던스 (Affordance)>
- 기간: 2025. 12. 18 (목) - 2026. 01. 24 (토)
- 장소: 케이리즈 갤러리 (K-LIZ Gallery)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541, B1)
- 관람 시간: 화요일 - 토요일 (오전 11시 - 오후 6시)
- 휴관일: 매주 일요일, 월요일
- 관람 문의: 02-541-6835 / gallerykliz@gmail.com
- 웹사이트: www.gallerykliz.com
- 인스타그램: @klizgalle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