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엘, 밝은 미래를 꿈꾸다

  • 등록 2025.12.30 22: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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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기다릴 수 없다' 기금으로 운영되는 유니세프 시각장애 아동 훈련센터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아이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방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2025년 12월 30일 -- 유리엘(Urielle)은 교실에 앉아 독서에 몰두하고 있다. 그녀의 손끝은 앞에 놓인 종이 위에 새겨진 복잡한 점자 패턴을 따라 움직인다.

 

 

유리엘은 "나는 세 살 때 시력을 잃었지만 자포자기하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은 내게 독립적이고 자립적으로 살면서 열심히 일하고 꿈을 좇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다.

 

올해로 스무살 성년이 된 유리엘은 지금껏 살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었지만 부모님과 선생님들로부터 늘 한결같은 지원을 받아왔다. 배우고 이야기하려는 열정과 강한 의지 덕분에 유리엘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 있다.

 

유리엘은 고향 방기에 있는 유니세프(UNICEF) 지원 시각장애 아동 훈련센터(Training Centre for Children with Vision Impairments)에 합류한 이후, 다른 시각장애 아동 및 청소년들과 함께 점자를 읽는 법을 배우면서 교육받고 있다. 이곳 대부분의 아동이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수도 방기에 위치한 이 센터는 전 세계 긴급 상황 및 장기 위기 지역 교육을 지원하기 위한 유엔 산하 글로벌 기금인 '교육은 기다릴 수 없다(Education Cannot Wait•ECW)'가 지원하는 센터 세 곳 중 한 곳이다. 시각 장애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이 센터들은 학생들이 점자를 읽는 법을 배우고, 문해력을 키우고, 국가 교육 과정에 부합하는 우수한 역량을 갖춰 궁극적으로 일반 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침마다 특수학교에서 운영하는 소형 삼륜차인 툭툭(tuk-tuk)이 유리엘의 집 앞에 들러 그녀를 훈련센터로 데려간다. 센터에서는 시각 장애 교사가 비장애 교사의 도움을 받아 점자 교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한다.

 

유리엘이 점자로 읽고 쓰는 법을 배우고 있는 시각장애 아동 훈련센터는 국가 교육부(Ministry of National Education)의 표준 교육과정을 따른다. 이러한 중요한 기술은 유리엘에게 새로운 열정을 불어넣었다. "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해요. 특히 사회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사회과학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예요.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소통하는 법, 그리고 난관을 헤쳐나가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요."

 

현재 유리엘이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 속에서 그녀가 교육을 제대로 받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유리엘은 "일부 이웃과 친척들까지도 내가 쓸모없고, 학교보다 집안일을 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하곤 했어요"라면서 "하지만 부모님의 변함없는 지지 덕분에 그런 말들을 무시하고 이겨낼 수 있었어요"라고 회상했다.

 

이처럼 비관론자들의 시선을 외면한 유리엘은 교육이 자신의 시야를 넓히고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가게 해주는 힘임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배우면 배울수록 마음속에 새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져요. 그래서 꼭 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센터에선 기술 습득을 위한 직업 훈련 과정도 운영한다. 앞서 이곳을 거쳐 나간 학생들 중에는 새로 습득한 기술을 활용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도 있으며, 일부는 공무원이 된 친구들도 있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은 세계에서 어린이가 살기 가장 힘든 곳에 속한다. 분쟁, 폭력, 강제 이주, 자연재해가 계속해서 국가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진 불안한 국가 상황은 이미 제한적이던 공공 서비스의 붕괴를 가속화시켜 많은 지역에서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제한되거나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학교가 있더라도 자격을 갖춘 양질의 교사나 학습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고 학교 건물도 부실한 경우가 많다.

 

유리엘처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처한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 대한 낙인과 편견이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에 가족들이 장애를 가진 자녀를 숨기는 일도 빈번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아이들은 또래와 학교를 포함한 더 넓은 지역사회와 교류할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다행히 유리엘의 부모는 딸에게 무한한 잠재력이 있음을 알아봤다.

 

ECW는 2017년부터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니세프와 같은 파트너 기관을 지원해왔다. 보호 학습 환경에서 양질의 교육 접근성 확대, 국가 및 지역 교육 시스템 강화, 교사 지원, 여아와 장애 아동을 위한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오늘날 유리엘은 단순히 우수한 학생이라는 사실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녀는 "패럴림픽 선수도 되고 싶어 주 3회 장거리 달리기 훈련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날이 오기까지 유리엘은 계속해서 배우고, 주변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줄 이야기를 전할 계획이다. 유리엘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전하는 데 정말 관심이 많아요.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멀고, 대학 진학까지 최소 6년은 더 남았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될 거예요!"라고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유리엘의 꿈은 끝이 없다. 그녀가 이룬 성취는 필요한 교육, 자원, 지원을 받을 때 모든 아이들이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다.

 

배소은 기자 ssony46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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