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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달라하라의 밤을 붉게 물들이다… 홍명보호, 체코 꺾고 2-1 짜릿한 역전승

대한민국 2 – 1 체코 |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

 

선제골을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더 거세게 몰아쳤다. 12일 오전(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체코를 2-1로 꺾었다. 0-1로 끌려가던 경기를 후반에 두 골로 뒤집은, 그야말로 '대역전극'이었다.

 

3-4-3으로 맞선 양 팀의 경기는 시작부터 한국의 무대였다. 이한범·김민재·이기혁이 버틴 스리백은 단단했고, 황인범과 백승호가 중원에서 경기의 호흡을 잡았다. 이강인과 황인범의 발끝에서 뻗어 나간 날카로운 패스는 체코의 뒷공간을 끊임없이 두드렸다. 전반에만 쏟아낸 슈팅이 열두 개. 이강인의 묵직한 중거리포와 손흥민의 예리한 왼발 슈팅이 골문을 위협했지만 마지막 한 끗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도 흐름은 명확했다. 전반 내내 체코는 유효슈팅 하나 만들지 못했다. 점수만 0-0이었을 뿐, 사실상 한국의 '반코트 경기'였다.

 

불운은 후반 13분에 찾아왔다.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던 흐름 속에서 스로인 상황에서 뒤쪽으로 쇄도하던 크레이치를 순간적으로 놓치며 선제골을 헌납했다. 0-1. 경기장은 잠시 가라앉았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이때부터였다. 홍명보 감독은 곧장 승부수를 던졌다. 이재성과 이태석을 빼고 황희찬과 엄지성을 투입해 공격에 속도를 더했다. 그리고 후반 22분,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이강인이 수비 사이로 절묘하게 찔러 넣은 전진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골키퍼의 키를 살짝 넘기는 우아한 칩슛으로 균형을 맞췄다. 1-1. 두 빅리거의 클래스가 빚어낸 명장면이었다. 동점 이후 체코 벤치는 리드를 지키려다 오히려 공격 자원을 대거 빼는 패착을 뒀고, 한국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34분, 경기를 가른 결정적 장면이 나왔다. 백승호의 패스를 황인범이 곧바로 크로스로 연결했고, 교체로 들어온 오현규가 왼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2-1. 벤치의 교체 카드가 또 한 번 정확히 들어맞은 순간이었다. 리드를 잡은 뒤에는 골키퍼 김승규가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추가골 직후 날아온 체코의 날카로운 세트피스 슈팅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쳐낸 슈퍼세이브는 '한 골에 버금가는' 선방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과달라하라의 밤하늘은 붉은 환희로 뒤덮였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인 붉은악마와 시민들도 한목소리로 환호했다. 압도적인 경기력, 정확하게 적중한 벤치의 용병술, 그리고 한 번도 꺾이지 않은 투지가 한데 어우러진 값진 첫 승이었다. 가장 중요한 첫 관문을 역전극으로 넘어선 홍명보호의 시선은,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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