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국가법학회가 박균택 국회의원실, 어기구 국회의원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공동으로 지난 6월 12일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해양과학기술의 국가법적 과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기술패권 시대, 해양안전·자원 및 수중 탐사를 위한 유인잠수정'을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대회는 대한민국 해양 수중탐사용 유인잠수정 기술의 자립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할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양과학기술 분야 전문가와 공법학자, 정책 현장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유인잠수정 개발과 운용을 둘러싼 기술적·법적 쟁점을 폭넓게 논의했다.
최근 세계 각국은 심해자원, 해양안전, 해저공간 이용, 해양주권 확보를 놓고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인잠수정은 단순한 탐사 장비를 넘어 해양자원 탐사, 해양환경 조사, 해저자산 보호, 해양사고 대응, 해양안보를 아우르는 전략적 과학기술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이날 발표를 맡은 김권일 박사도 유인잠수정이 심해자원 탐사와 해양주권의 실효적 행사, 해저케이블 점검, 해양사고 조사 등과 밀접히 연관된 장비라고 설명했다.
개회식에서 박균택 의원은 바다가 단순한 자원·물류 공간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환경, 안보, 미래 산업과 직결된 전략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인잠수정 자립화가 해양과학기술 발전의 핵심 축이라며, 연구개발 지원과 더불어 안전기준·인증체계·사고 예방 및 책임 구조 등 법적·제도적 기반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희승 KIOST 원장 역시 해양과학기술 발전은 기술만으로는 완성될 수 없다고 강조하며, 유인잠수정과 수중탐사 기술, 해양자원 개발, 해저공간 이용, 해양환경 보전, 해양사고 대응이 모두 첨단기술이자 동시에 법과 제도의 문제라고 짚었다. 특히 사람이 직접 탑승하는 유인잠수정 분야는 안전기준, 인증체계, 운용규범, 책임 구조, 국제표준 대응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욱 한국국가법학회장은 유인잠수정과 해양과학기술 문제를 단순한 기술개발 과제가 아닌 '국가법적 과제'로 규정하며, 탑승자 안전, 생명유지 시스템, 초고압을 견디는 소재와 구조, 심해 통신,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사고책임, 국제규범 대응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학술대회는 '해양안전, 자원, 수중 탐사와 유인잠수정'을 주제로 한 오프닝 라운드테이블로 문을 열었다. 김동성 박사, 김석균 교수, 조동진 전 해군제독이 참여해 유인잠수정의 필요성과 해양안전, 수중탐사 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김웅서 전 KIOST 원장이 '유인잠수정, 바다! 비밀의 문을 열다'를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섰다. 그는 심해가 미이용 광물자원·에너지자원·생물자원의 보고이며, 세계 해양강대국과 기업들이 심해자원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국 기술로 심해유인잠수정을 개발할 필요성을 제기하며, 해당 기술이 해양과학 연구, 해양공학, 해양자원 탐사·채광, 군사 및 구난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창주 박사(KIOST)는 심해유인모빌리티 연구개발의 국내외 현황과 기존 유인잠수정 개발과의 차별성, 활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예비타당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중유인잠수정 개발이 미국·중국·일본 등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지적하며, 해양·해저에 대한 주권 확대 관점에서 심해유인잠수정을 자국 기술로 개발할 필요성과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 정비를 요구했다.
성봉근 교수(서경대)는 헌법·행정법·국제법의 관점에서 '해양주권에 관한 국가법적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해양보장국가와 해양보장책임, 해양제어국가와 거리원칙, 해양과학조사와 해양정보법제의 해양데이터 주권 및 위험책임 관련 법적 쟁점을 검토했다. 그는 유인잠수정 시대에 맞춰 해양과학조사·해양조사·해양정보 법제를 재검토할 방안을 제시했다.
김권일 박사는 '유인잠수정의 국가법적 과제'를 발표하며 유인잠수정의 법적 개념, 안전규범, 인증체계, 연구개발 및 운용 단계의 법제도적 쟁점을 짚었다. 특히 2023년 오션게이트 타이탄 잠수정 사고 이후 국제사회에서 잠수정 관련 규범 정비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국제표준·기국 행정기준·선급규칙 또는 국제해사기구(IMO) 차원의 규범이 강화될 경우 국내 유인잠수정 연구개발과 운용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용전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는 전학선 교수, 백옥선 교수, 오현환 박사, 장인성 박사, 최수영 경정, 임흥현 대표 등이 참여해 유인잠수정 개발의 안전성 확보, 해양주권 강화, 법제도 정비, 산업 생태계 조성, 국제규범 대응 방안 등을 놓고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이번 학술대회는 유인잠수정 개발을 단순한 연구개발 사업이 아닌 국가전략 차원의 과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인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유인잠수정의 실질적 활용을 위해 기술개발과 함께 법적 지위, 안전기준, 인증체계, 사고책임, 보험·계약 구조, 국제규범 대응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해양자원 확보와 해양안전, 수중탐사, 해양주권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유인잠수정 기술 자립은 대한민국 해양과학기술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패권 시대에 바다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곧 국가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유인잠수정 자립화를 위한 국가적 관심과 법제도적 지원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