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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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공법 건축사사무소 권혁천 소장 인터뷰 "건물도 사람처럼 생로병사가 있다"

 

Q. 최근 《VJ특공대》 출연으로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으셨습니다. 방송 이후 주변 반응이나 고객분들의 문의에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예. 방송 이후 다양한 문의를 받았습니다. 좋은 변화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설계 외의 새로운 역할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보통 건축사사무소는 새 건물을 설계하고 감리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건축물은 설계부터 철거까지 건축사가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 이후에는 리노베이션 상담은 물론, 집에 누수가 생겼는데 해결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받았습니다. 순간 제가 건축사인지 집수리 전문가인지 헷갈리기도 했지만, 결국 건축사는 건물의 의사처럼 진단하고 처방하는 역할까지 해야 하는 것이 본연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Q. 방송에서 건물의 진단부터 관리·설계까지 다루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사명인 "최신공법"에 담긴 진짜 의미와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요? '건물의 생로병사'나 '건물 주치의'라는 콘셉트가 눈에 띕니다. 이러한 방향성을 잡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최신공법 건축사사무소'라는 이름을 들으면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회사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최신공법'의 핵심은 훨씬 단순합니다.

첫째 경제적인 공사비, 둘째 시공이 쉬운 구조, 셋째 좋은 디자인, 넷째 튼튼한 건축물입니다. 저는 건축의 기본은 결국 이 네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용어보다 이러한 원칙을 정직하게 설명하고 실현하는 것이 저희 사무소의 가치입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지어진 건물들이 가진 문제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좋은 설계만큼 중요한 것이 건물을 오래 건강하게 유지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건물 주치의'라는 표현도 쓰게 됐습니다.

사람에게 생로병사가 있듯 건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축사는 건물을 탄생시키는 사람일 뿐 아니라, 오래 건강하게 유지되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건축업계는 친환경, 에너지 절감, 리모델링, 스마트 공법 등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최신공법에서는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계신가요?

건축은 종합예술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기술과 정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분야입니다. 저는 건축물을 살아 있는 대상처럼 바라봅니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 절감, 스마트 기술은 건축에서도 필수 요소가 됐고, 저희도 이러한 변화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원에서 친환경 건축을 전공하며 건물의 에너지 절감 방안을 연구했고, 아파트 배치에 따른 일조량 분석 논문도 발표했습니다.

건축가는 다양한 기술을 설계에 통합하는 전문가입니다. 그래서 최신공법은 AI 프로세스도 적극 도입해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건축주나 클라이언트가 설계를 의뢰할 때 가장 놓치기 쉬운 포인트나, 대표님이 설계 시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쉽지 않은 질문이네요.

건축주를 만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은 건축 정보를 단편적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건축은 여러 요소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만큼, 경험 많은 건축사의 판단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설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건축주의 생각을 충분히 듣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상담할 때는 A4 한 장에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적어달라고 부탁합니다. 예산, 필요한 공간은 물론이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꿈에서 본 내용까지 무엇이든 적어달라고 합니다.

설계는 결국 건축주가 들려준 이야기만큼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Q. 지금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거나 '최신공법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났다'고 생각하는 현장은 어디인가요?

특정 프로젝트 하나를 꼽기보다는 종교시설 설계에서 최신공법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시설은 제한된 예산 안에서 시공이 쉬워야 하고,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어야 하며,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더욱 안전해야 합니다.

제가 설계한 교회들은 경제성, 시공성, 디자인, 구조적 안정성이라는 최신공법의 원칙을 가장 충실하게 담아낸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Q. 설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현장 변수나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대표님만의 해결 방식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궁금합니다.

설계에서는 도면을 마주하는 순간마다 새로운 변수가 생깁니다.

설계는 디자인의 균형과 긴장을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조적인 문제가 생기면 기존의 균형을 유지할지, 새로운 요소를 더해 새로운 해법을 만들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결국 설계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고, 그 과정 속에서 더 좋은 건축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Q.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익숙한 삶의 관점에서 벗어났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공간과 건물을 바라볼 때 대표님만의 특별한 '관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남들과 조금 다른 경험을 했다면 아프리카 케냐와 잠비아에서 약 8년 동안 건축 활동을 했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 배운 건축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설계하다 보니 제 기준만 고집할 수 없었습니다.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그 경험이 설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 주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설계에서도 조금 더 유연한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Q. 앞으로 (주)최신공법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시면서 새롭게 도전하고 싶으신 분야나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최근 새로운 목표가 생겼습니다.

'최신공법'이라는 이름을 제 사무소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건축인들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쉽게 공유하는 건축 웹진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경제적인 공사비로 짓기 쉽고, 모양 좋고, 튼튼하게 설계하는 방법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많은 건축인들과 나누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하나의 목표는 '건물 주치의' 역할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건축사는 건물의 구조뿐 아니라 법적·기술적 문제까지 가장 잘 이해하는 전문가입니다. 앞으로는 건물의 생애 전반을 관리하는 새로운 영역도 적극 개척해 보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집이나 건물 신축·리모델링을 고민 중인 예비 건축주분들에게 건축사로서 꼭 전하고 싶은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집이나 건물의 신축·리모델링을 준비하는 분들은 대부분 예산과 현실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건축사는 사람으로 치면 건물의 주치의입니다. 몸이 아프면 의사를 찾듯 건축을 계획할 때도 먼저 건축사와 충분히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초기에 정확한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도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좋은 건축은 좋은 상담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