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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멈춰선 국가 중추 기관들... 사상 초유의 ‘지휘부 공백’ 사태

 

현재 대한민국의 사정기관, 선거관리기관, 그리고 사법·감찰 기관의 지휘부가 일제히 공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정부 주요 기관장들의 빈자리가 장기화되면서, 국가 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정기관 ‘대행의 대행’ 체제 등 리더십 붕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치안과 법치를 담당하는 주요 사정기관들의 지휘 공백이다.

• 최근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의 사직서가 수리되면서 장관직이 공석이 되었고, 현재 이진수 법무부 차관이 장관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 검찰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앞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구자현 대검 차장검사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반발해 지난 7월 말 사직서를 제출했다.

• 이로 인해 현재는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사실상 검찰총장 직무를 다시 대행하는 이례적인 '대대행(대행의 대행)' 체제가 이어지며, 법무부와 검찰 수장이 동시에 부재한 초유의 상황에 직면했다.

• 경찰 역시 전임 경찰청장이 탄핵 심판에 넘겨지는 상황 속에 2025년 6월부터 유재성 경찰청 차장이 오랜 기간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겸임해오고 있다.

• 해양경찰청장 역시 장인식 해경 차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있어, 사실상 4대 권력기관 수장이 모두 제자리를 비우거나 대행 체제로 연명하는 실정이다.

선거 관리와 권력 감시망도 멈춰 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총괄하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상황도 불안정하긴 마찬가지다.

• 현재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한 위철환 상임위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으며, 실무를 총괄해야 할 사무총장 역시 강동완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선관위 지휘부의 핵심 두 자리가 모두 비정상적인 체제로 가동되며 조직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 사법부와 권력 감시 기구의 정상화도 더디다. 10년간 공백 상태였던 청와대 특별감찰관 자리에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최길수 변호사를 후보로 지명했으나, 아직 인사청문회 등 임명 절차가 남아있다.

• 대법원 역시 대법관 1석이 공석인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새 대법관 후보로 손봉기 후보를 제청한 상태지만 아직 임명 절차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비정상 체제의 장기화, 국정 동력이 흔들린다

국가 핵심 권력기관의 수장 자리가 줄줄이 직무대행으로 채워지는 작금의 현실은 단순한 인사 지연 문제가 아니다. '임시방편' 성격의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강도 높은 조직 개혁이나 중장기적인 치안·법무 정책을 힘 있게 추진하기 어렵다.

특히 형사사법체계 개편 갈등이나 여야의 대립이 국가 기관의 인사 마비로 이어지면서 범죄 대응력 저하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오고 있다. 정치권과 정부는 시급히 청문회 등 관련 임명 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멈춰선 국가 중추 기관들을 하루속히 정상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