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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가 지은 새로운 세상…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여정 마무리

60일간 40만여명에 감동 선사하고 2일 폐막… 상실의 시대, 공예의 가치 확인

 

청주가 설계하고 공예가 지은 새로운 세상은, 견고하고도 아름다웠다. 그 세상에서 감탄하고 환호하며 감동한 관람객 총 40만여 명.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의 60일, 1천440시간, 8만6천400분의 공예 여정이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2일 오후 7시 문화제조창 본관 5층 공연장에서 폐막식을 갖고 ‘세상 짓기 Re_Crafting Tomorrow’를 주제로 60일간 이어온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폐막식에는 조직위원장인 이범석 청주시장을 비롯해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과 다음 세대 홍보대사들, 역대 최장기간 역대급 규모로 치러진 비엔날레의 성공개최를 위해 헌신한 도슨트와 운영요원, 자원봉사자 등 300여 명이 함께해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와의 작별을 고했다.

 

청주시립무용단의 두드림을 시작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 27년의 역사를 담은 비바댄스스튜디오의 역동적인 춤, 다음 세대 홍보대사들의 감동적인 무대로 폐막식마저 역대급이었던 이날 폐막식은 참여 작가부터 관람객,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비엔날레를 빛낸 모든 이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담은 60일의 기록 영상으로 뭉클함을 더했다.

 

이날 폐막식에서는 지난 60일간 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공모전 작품에 수여하는 인기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대상을 비롯한 주요 수상작 등 99점이 전시된 공모전 전시장의 온라인 투표소에서 2천400여 명의 관람객이 표를 던진 가운데 99대 1의 경쟁을 뚫은 인기상의 영예는 안은선(한국) 작가의 섬유작품 ‘숨, 우림산수_2503’이 차지했다.

 

안 작가는 “관람객이 현장에서 직접 작품을 보고 선정해 주신 상이라 더 의미가 있다. 관객의 공감은 예술이 완성되는 순간이라고 믿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름 그대로 산수화처럼 회화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작품에서 자연의 생명력을 느끼고 고단한 일상의 가쁜 숨을 고를 수 있었다며 호평을 얻은 안 작가에게는 상패와 함께 상금 200만원이 수여됐다.

 

▶ 기간, 참가국, 규모… 모든 게 역대급이었던 세계 최고 수준 공예축제

 

60일, 역대 최장기간 열린 이번 비엔날레는 역대 최다인 72개국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3개의 전시를 동시에 선보인, 모든 것이 역대급인 공예축제였다. 본전시와 공모전, 특별전 등 비엔날레 공식 참여한 작가와 작품 수만 1,300여 명 2,500여 점. 국공사립미술박물관과 갤러리 등이 참여한 12개 연계 전시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배로 는다.

 

규모도 규모지만 ‘세상 짓기 Re_Crafting Tomorrow’를 주제로 한 전시의 큐레이션과 작품 수준, 그 속에 담긴 시대정신과 메시지까지, 의심할 여지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비엔날레였다.

 

값비싼 명품과 일회용품이 공존하는 가난한 풍요의 시대, 개발과 성장이 재앙을 초래하는 위기와 상실의 시대 한 가운데서 환경을 생각하고, 시대의 아픔을 고민하며, 공동체와 함께 내일의 세상을 짓는 ‘공예의 가치’는 관련분야 전문가는 물론 관람객 모두에 감동과 울림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큰 산불의 상흔을 공예로 치유한 홍림회의 ‘검은 산’, 전쟁과 살상무기에 대한 아름답고도 강력한 경고를 전한 카티야 트라불시의 ‘The Perpetual Identities Series(영속하는 정체성 시리즈)’와 유디 술리스티요의 ‘SEJARAH YANG HILANG (The Lost History, 사라진 역사)’, 밥 한 공기에 공동체의 의미를 담은 강진주 작가의 ‘밥×그릇’, 일회용품과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을 동화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재해석한 수지 비커리의 ‘바다 시리즈’ 등 많은 작품들이 언론과 SNS를 통해 회자됐다.

 

본전시는 물론 초대국가 태국전, 조계종 종정 성파선예전 등 모든 전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호평은 서울, 경기, 부산, 광주, 제주 할 것 없이 전국 관련 대학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등극하게 만들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소문이 나면서 당초 목표였던 35만명을 훌쩍 뛰어넘은 총 40만여 명이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와 함께했다.

 

국내외 유력 인사들의 방문 역시 이슈로 부상했다. 개막 초기 현장을 찾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시작으로, 프랑스대사관 피에르 모르코스 문화참사관 일행, 프랑스공예협회 스테판 갈레누 회장, 중국 우한시 성위에춘 시장, 폴란드 브로츠와프시 야첵 수트릭 시장, 세계 공예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각 도시의 수장 등 주목할 만한 국내외 인사들이 앞다퉈 청주로 집결했고, 키르기즈공화국과 태국 문화부를 비롯한 영국 휘트워스미술관, 요르단 티라즈 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일본 마루누마 예술의 숲, 아시아태평양 공예연합 등 유력 문화예술 기관들, 중국 징더전과 일본 가나자와 등 공예도시들의 방문과 협업 제안이 이어지면서 국제적 문화파트너로서 청주의 위상과 명성을 실감케 했다.

 

▶ 시민, 지역문화계, 기업, 정부… 모두와 함께 만든 열린 비엔날레

 

문화계는 물론 시민과 기업, 정부까지 모두가 함께 만든 열린 비엔날레였다는 점 역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역대급 성과로 꼽힌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등 12곳의 국공사립미술박물관과 갤러리의 참여를 이끌어내며 청주 전역을 문화로 촘촘하게 ‘연결 짓기’한 것은 물론,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제네시스 청주, 현대백화점 충청점 등 굴지의 기업들과 함께한 협력전시는 공예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에어로케이와 함께한 스탬프 투어와 이마트24와 함께한 전국 프로모션 역시 기업협력 프로젝트의 좋은 선례가 됐다.

 

공예분야를 비롯해 지역의 다양한 기관단체와 시민사회까지 총 50개에 달하는 곳이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성공개최를 위해 손을 맞잡았고, 충청북도교육청을 비롯한 교육기관들은 ‘어린이비엔날레’의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덕분에 예약률 100% 신화를 쓴 어린이비엔날레는 생생한 현장학습의 장이자 공예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문화매력 로컬100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와 문화제조창을 꼽은 정부 역시 이번 비엔날레의 성공개최에 더없이 든든한 파트너였다. 대한민국 미술축제 사업을 통해 입장권 지원부터 신진작가 지원, 미술여행 상품 개발 등으로 힘을 보탰고,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입장권 1차 사전 예매 완판, 미술여행 모집 조기 마감을 기록하며 정부의 믿음에 화답했다.

 

▶ 세계 공예문화의 중심이 된 문화제조창

 

주 전시장인 문화제조창에 대한 세계의 찬사도 이어졌다. 문화제조창은 1946년부터 1990년대 말까지 3천여 명의 근로자가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며 청주의 근대경제를 이끌었던 연초제조창을 국내 첫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탈바꿈한 문화공간이다.

 

본전시 등이 펼쳐지는 주전시장 본관을 비롯해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와 동부창고,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등 문화시설들이 집적해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가 선정한 지역문화매력 로컬 100 지역문화대상을 수상한 청주의 랜드마크다.

 

폴란드 브로츠와프시 야첵 수트릭 시장은 “방치되어 있던 공장지대를 이렇게 훌륭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청주시의 남다른 도시 철학이 폴란드를 비롯해 다른 나라들에게 남다른 메시지를 던졌다”고 극찬했고,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옛 담배공장이 이렇게 문화제조창이라는 문화의 공간으로 훌륭하게 변화된 모습이 감회가 깊다”고 감탄했다.

 

취재차 한국을 방문했던 불가리아 기자단 스네자나 토도로바 페도토바 회장도 “문화제조창의 역사와 규모부터 작품의 수준, 그리고 전시가 내포하고 있는 메시지까지 모든 것이 놀랍고 세계적”이라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역과 대한민국을 넘어 국제사회의 랜드마크로도 손색이 없는 문화제조창을 보유한 도시, 청주는 문화로 도시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고, K-공예의 중심에서 세계 공예문화의 핵심으로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폐막,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역대 최장기간인 60일 동안, 역대 최다 많은 국가 72개국이 참여해 역대급 이슈와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총 40만 명의 관람객에게 공예의 감동을 선사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2025년 11월 2일, 60일의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비엔날레의 감동과 여운은 2027년까지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비엔날레의 특별전 중 하나인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 엮음과 짜임’이 인도와 영국 순회전을 앞두고 있는 까닭이다.

 

현대자동차의 신규 아트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첫 공개된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 엮음과 짜임’은 섬유를 매개로 전통과 현대, 서로 다른 국가와 지역의 문화를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직조하며 초지역적 예술협업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영국 맨체스터 휘트워스 미술관이 공동기획하고, 인도의 국립공예박물관과 하스트칼라 아카데미가 협력했다.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 출항해 2026년 인도를 거쳐 2026-2027년 영국으로 이어질 또 한 번의 여정, 2년 뒤 2027년에 만나게 될 15번째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시계는 이미 돌아가기 시작했다.

 

조직위원장인 이범석 청주시장은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거둔 성공은 27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공예의 깃발을 들고 달려온 청주의 진심이 통한 방증”이라며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오늘로 막을 내리지만, 공예의 가치를 세계인과 나누고 공예로 더 나은 내일을 짓는 글로벌 공예 리더 청주의 임무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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