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학교(GNU·총장 권진회) 대학원 응용생명과학부 김재민 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공동으로 수행한 대규모 유전체 연구를 통해 개의 특정 직업적 행동 양식이 가축화 과정에서 유전적 적응의 결과임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에서 발간하는 생명과학 및 유전체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IF 11.7)에 게재됐다.
보더 콜리로 대표되는 목양견은 뛰어난 문제해결 능력을 바탕으로 가축의 이동을 통제하고 유도하는 고도의 행동 양식을 보인다. 연구팀은 수 세기에 걸친 강한 유전적 선발의 영향으로 유전체에 각인된 신호를 식별하는 기술을 적용하여 목양견의 고유한 기질과 행동 양식의 유전적 요인을 규명했다.
그 결과, ‘공간 기억력’, ‘대처 능력’,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유전자에서 선발 신호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DNA에서 목양견 특이적 선발 신호를 가지는 개체는 반려견 2000건의 행동 평가 설문을 통해 움직이는 사물을 추적하는 행동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의 행동은 유전적 요소뿐만 아니라 훈련, 환경, 인간과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행동 특성과 유전자 간의 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은 오랫동안 행동 유전학의 난제로 여겨져 왔다.
이번 연구는 전 세계의 다양한 품종을 통합 분석하고, 유전자형과 행동 특성 간의 통계적 연관성을 실증적으로 확인함으로써 그동안 간접적으로만 논의되던 유전적 연관성을 구체적인 데이터로 접근한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쫓기와 같은 몰이 행동의 구성 요소는 단순한 놀이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개가 인간의 지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경상국립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의 김재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개의 직업적 행동 특성이 선택적 교배를 통한 유전적 선발의 결과임을 입증한 연구 사례로, 향후 반려동물 행동의 생물학적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동물의 행동 형질에 대한 기초 과학 연구가 확장될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성향 예측이나 맞춤형 훈련법 개발 등 실용적 응용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사업 우수신진연구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