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의원(국민의힘, 송파갑)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로 이미 삭제된 '의료법' 제20조 제2항(임신 32주 전 태아 성별 고지 금지)과 달리, 의료인의 태아 성별 감별 진료를 전면 금지하는 제1항이 여전히 존치되어 부모와 의료인의 정당한 권리를 불필요하게 제한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인의 ‘태아성감별 허용’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28일 밝혔다.
◇ 헌재 “성별과 낙태 직접 관련 없어”
헌법재판소는 지난 2024년 2월 28일 '의료법' 제20조 제2항(임신 32주 전 태아 성별 고지 금지)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며, 태아의 성별과 낙태 사이의 직접적 관련성이 뚜렷하지 않고 해당 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의료인의 태아 성별 검사 자체를 금지하는 제1항은 여전히 법에 남아 있어, 부모의 자기결정권과 의료인의 직업수행권을 동시에 제한하는 모순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사문화된 조항, 의학적 필요까지 가로막아
현행법은 혈우병·성염색체 이상 등 유전질환 진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성감별조차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조기 진단·치료·분만 계획 수립에 차질이 발생하며, 의료인은 환자의 요청에 응할 경우 형사처벌 위험까지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 한국·중국·인도만 의료인 성감별 전면 금지
해외 사례를 보면, 의료인의 태아 성별 감별 행위를 법으로 전면 금지하는 국가는 한국, 중국, 인도뿐이다. 인도는 1994년 '수정 전 및 산전 진단기술법(PCPNDT)'을, 중국은 '인구 및 가족계획법'을 통해 의료 목적 외 태아 성별 감별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는 의료인의 태아 성별 검사 자체를 금지하는 법률을 두고 있지 않다.
박정훈 의원은 “헌법재판소가 이미 태아 성별 고지 금지 조항을 위헌으로 판단한 만큼, 이미 사문화된 불필요한 규제를 해소하고, 의료인이 합법적·필요한 의료 행위를 위축 없이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번 개정안이 의료 현장의 합리성과 환자 권익을 함께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