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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三淸), 시대를 흐르는 맑음의 서사” 대구간송미술관, 광복 80주년 기념 기획전 《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 개최

광복 80주년, 삼청(매‧죽‧난)으로 확인하는 민족의 정신적‧문화적 힘

 

대구간송미술관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전《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를 9월 23일부터 12월 21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광복을 맞이하기까지 임진왜란, 병자호란,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시기에도 꺾이지 않았던 우리 민족의 정신적·문화적 힘을 삼청(三淸)을 통해 새롭게 되새기는 기회를 제공한다.

 

▶ 삼청(三淸), 시대를 흐르는 맑음의 서사

 

세 가지 맑음을 뜻하는 ‘삼청(三淸)’은 군자가 가져야 할 태도와 마음을 나타내는 식물인 매화·대나무·난초를 의미한다.

 

전시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올곧은 의지와 마음을 표현한 매화·대나무·난초 작품 35건 100점을 4부로 나누어 선보인다. 전쟁과 변란, 일제강점기 등 역사의 고비마다 자신의 신념과 나라의 정신을 지키고자 했던 절의지사들의 절개와 우국의 정신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1부, ‘《삼청첩》, 조선의 자존을 지킨 시대의 보물’

 

《삼청첩》은 왕실 출신의 문인화가 탄은 이정의 그림과 시를 함께 엮은 시화첩으로 한국 회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가진 작품이다.

 

이정은 임진왜란 때 왜적에 칼을 맞은 후, 부상에서 회복되자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고 무너진 조선의 자존과 사기를 북돋우고자 1594년 《삼청첩》을 완성했다.

 

이정이 그린 매・죽・난에 당대 최고의 문인이었던 최립, 한호, 차천로가 글을 더하며《삼청첩》은 ‘한 시대의 정신을 담은 보물(一世之寶)’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병자호란 때 화재로 소실될 위기를 겪었고, 19세기 일제 침탈을 겪으며 일본으로 반출되기도 했다.

 

1935년 간송 전형필 선생이 수집하여 대한민국에 돌아오게 됐으며, 2015년 전면 수리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이처럼 《삼청첩》에는 조선의 국란과 극복의 서사가 오롯이 담겨 있다.

 

검은 비단에 금니로 그려낸 삼청(매‧죽‧난)은 그 자체로 우아하고 정교한 필치로 구현된 압도적인 조형미를 지니고 있으며, 화법(畫法)과 서법(書法)의 예술적 조화를 인정받아 2018년 보물로 지정됐다.

 

이번 전시에는 표지와 공란을 포함한 56면* 전면을 특별공간에서 최초 공개한다.

 

▶ 2부, ‘탄은, 대나무로 세상을 울린 한 사람’

 

세종대왕의 고손자인 탄은 이정은 조선 묵죽화의 기준을 정립하여 한국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거장이었다. 내년 이정 서거 400주년을 앞두고 그의 미술사적 위상을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부에서는 《삼청첩》제작을 계기로 독자적인 화풍을 정립해 나간 40대 작품부터 70대에 남긴 절명작까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탄은 이정의 대표작 13건 15점을 선보인다.

 

당시 해동삼절(海東三絶)로 평가받던 최립의 글, 한호의 글씨, 이정의 묵죽을 모아 제작한 《유금강산권》, 이정의 작품과 문인들의 글을 엮어 제작한《탄은삼청첩》(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을 비롯 이정 묵죽화를 대표하는 작품들이 전시되며, 특히 한국 묵죽화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풍죽', 이정이 남긴 유일한 인물화 '문월도'를 통해 이정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 3부 ‘절의, 먹빛에 스민 선비정신’

 

3부에서는 국란과 역사적 위기에 기개와 결기를 지켜나간 조선의 절의지사들이 남긴 삼청 작품 10건 16점을 소개한다.

 

난세를 맞은 문인들에게 삼청은 자기 수양과 실천을 위해 활용한 도구이자 이상과 삶의 태도를 나타내는 또 다른 자아의 모습이었다.

 

국난 속에서 삶과 죽음으로 나라의 존엄을 지킨 이덕형, 오달제의 우국과 충절의 정신, 높은 도덕적 이상을 추구한 조속의 청백리 정신,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인화가 이인상의 고결한 선비정신을 나타낸 작품들을 통해 삼청이 가진 조형적 아름다움과 더불어 작품에 깃든 조선 선비의 이상과 정신을 느낄 수 있다.

 

▶ 전시의 마지막 4부 ‘불굴, 붓끝에 서린 항일의 결기’

 

일제강점기, 가혹한 억압 속에서도 삼청의 정신은 이어져 왔다.

 

4부에서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전시의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내는 시기인 만큼, 독립과 광복에 대한 염원을 생에 담아 실천했던 항일지사의 삼청 작품 11건 13점을 소개한다.

 

상해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김진우의 창칼을 닮은 묵죽화와 항일독립군의 초석이 된 이회영, 을미의병 출신 박기정, 일제의 회유를 거부하고 은거했던 윤용구, 대한광복회 회원으로 군자금 모금 활동을 벌였던 대구 출신 독립운동가 김진만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엄혹한 시대 분위기를 담아낸 전시 공간 속에서 시대의 고통을 이겨낸 항일지사들의 굳건한 의지와 저항의 정신을 더욱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선보이는 《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는 삼청의 덕목을 삶으로 실천한 인물들의 작품으로 선조들의 고결한 기상과 꺾이지 않는 기개를 확인하고, 시대를 넘어 도도하게 이어져 온 삼청의 맑음과 품격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해 시대에 따라 절의지사들이 남긴 그림과 그 안에 담긴 마음을 살펴보며 오늘날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와 가치를 전달하는가를 되돌아보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근현대사 속에서 수많은 애국지사를 배출하고 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자리한 대구에서 광복의 의미를 기리는 전시를 선보여 감회가 새롭다”라고 전했다.

 

광복 80주년 기념 대구간송미술관 기획전 《삼청도도 – 매·죽·난, 멈추지 않는 이야기》은 9월 23일(화)부터 12월 21일(일)까지 대구간송미술관 전시실4에서 개최된다.

 

관람료는 성인 11,000원, 청소년·학생 5,500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배우 임수정과 방송인 겸 사업가 마크 테토(Mark Tetto)가 국·영문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하여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대구간송미술관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문의전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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