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문화재단은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을 오는 8월 2일에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선보인다.
2024년 초연된 이 작품은 천선란 작가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다채로운 LED 패널을 활용한 무대미술과 퍼펫, 로봇을 결합한 무대로 관객과 평단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더욱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할 준비를 마쳤다.
2019년 출간 이후 15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여전히 SF소설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고 있는 『천 개의 파랑』은 단순한 소설을 넘어 깊은 울림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서울예술단이 원작 소설을 무대화하며 강조한 메시지는 바로 ‘낮은 가능성에도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다.
극 중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다른 상처와 약점을 지니고 있지만 서로 나누는 연대와 희망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큰 감동을 전한다. 안락사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는 ‘은혜’, 사고로 남편을 잃고 두 딸을 책임지는 ‘보경’, 로봇 연구원 면접에서 좌절한 ‘연재’등 이들이 처한 상황은 절망적일 수 있으나 단 1%의 희망이 있더라도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믿음이 그들을 움직인다.
이 작품에서 SF적 요소는 단순한 미래 기술이 아닌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다. 서울예술단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속에서 소외되거나 외면받는 이들의 문제를 세밀하게 조명하며, 그들의 삶에 대한 존중과 이해의 메시지를 전한다. ‘장애인의 이동권’, ‘동물의 존엄성’, ‘기술 발전 속에서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가치를 돌아보게 한다.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은 첨단 기술과 전통적인 퍼펫티어 기법이 결합한 무대를 통해 기술과 감정의 경계를 허문다. 작품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은 휴머노이드 로봇 ‘콜리’로 인간처럼 감정을 배우고 자신의 존재와 의미를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여정을 통해 관객들은 기술과 감정이 어떻게 얽히며 서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인간적인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특히 160cm 크기의 콜리 로봇은 3D 모델링과 퍼펫티어 조종 기술을 결합해 감정을 가진 존재로 구현된다. 배우와 퍼펫티어가 2인 1조로 협력하여 콜리를 조종하며 기계적인 동작을 넘어 감정을 표현하는 독특한 연출을 선보인다. 연출가 김태형은 “콜리가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감정을 가진 존재로 관객과 소통해야 했다”고 전하며 퍼펫티어 조종 방식을 통해 이를 구현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극 중 또 다른 주요 캐릭터인 경주마 ‘투데이’는 3명의 퍼펫티어가 몸통, 앞다리, 뒷다리를 조종해 사실적인 움직임을 연출한다. 이 정교한 퍼포먼스를 통해 경주마가 생명력을 지닌 존재처럼 표현돼 관객들은 ‘투데이’의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도 여전히 배려 받지 못하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며, 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문학과 무대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순간을 선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