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서부간선도로 평면화 대신, 기존 도로 용량을 확대하고 지역을 연결하는 기능을 향상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시작된 기본계획 수립 당시 ‘보행 친화’와 ‘녹지 확충’을 중심으로 설계됐던 기존 계획이 현재의 교통 상황과 도시 여건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이번 결정이 단순히 기존 계획을 변경하는 수준을 넘어, 교통과 생활환경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균형 있게 실현하기 위한 적극적인 결정임을 강조했다.
이에 시는 당분간 출퇴근길 교통정체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도로 기능을 조속히 회복하고, 도로 용량을 지금보다 늘려 교통 흐름을 개선하는 데 집중한다.
우선 만성적 차량 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도로 가운데 중앙분리대를 축소하고 그 자리에 1개 차로를 추가로 확보해 4차로를 5차로로 늘린다. 늘어난 차로는 교통 정체가 심한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에 따라 가변차로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당초 일반도로화를 위해 설치 예정이었던 신호교차로는 전면 보류해 차량 주행의 연속성을 확보한다.
현재 진행 중인 오목교 교차로 평면화 공사는 즉시 중단하고, 지하차도를 원상 복구해 도로 본래 기능을 회복한다. 대체도로가 부족한 상황에서 공사로 인한 교통불편과 교차로 평면화 이후 교통흐름 악화를 우려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한 결정이다. 일직방향 지하차도 공사는 즉시 중단하고, 복구 작업은 추석 명절 전까지 완료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한다.
아울러 시는 단기적으로 교통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서부간선도로로 인해 단절된 서남부 동서 생활권을 연결하고, 안양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폭이 넓어 이용하기 쉬운 보행육교 설치, 도로 상부를 활용한 덮개공원 조성 등 새로운 방식의 공간 활용안을 적극 추진해, 교통 기능은 유지하면서도 주민들의 생활 편익과 도시 활력을 함께 담아내는 공간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또한, 현재 정부에서 추진 중인 서울~광명 고속도로가 완공되어 향후 대체도로가 추가로 확보되면 교통량이 분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 이후 교통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서부간선도로의 일반도로화‧평면화 추진 여부를 검토‧결정할 계획이다.
한병용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서울시는 교통 체증 해소와 시민 불편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면서 “교통 문제와 지역 단절 해소라는 두 가지 과제를 고려해, 도로이용자와 인근 주민 모두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