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미국 워싱턴DC에서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녹색전환 모델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재생에너지 100%(RE100) 달성부터 에너지 민주주의 실현까지, 제주의 혁신사례들이 지속가능한 미래의 실질적 해법으로 제시됐다.
20일(현지시간) 세계은행(World Bank) 본부에서 열린 ‘제14회 한국 녹색혁신의 날’에서 오영훈 지사는 제주가 선도하는 인공지능(AI)·디지털 대전환과 포용적 녹색성장 정책을 300여 명의 글로벌 전문가들과 공유했다.
세계은행 공식 초청으로 참석한 이번 행사는 ‘녹색성장, 지속가능한 일자리로 가는 길(Green Growth: The Path to Sustainable Jobs)’을 주제로 대한민국 기획재정부가 주최하고 세계은행이 주관했다.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녹색성장기금을 통한 사업 경험을 나누고 추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개최되는 자리다.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제13회 한국 녹색혁신의 날’에는 전 세계 전문가 600여 명이 참석해 ‘살기 좋은 지구를 위한 녹색성장’을 주제로 기후위기에 대응한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녹색성장 협력 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개회식에 앞서 오영훈 지사는 유르겐 페겔(Juergen Voegele) 세계은행그룹(WBG) 지속가능발전 담당 부총재와 김상부 디지털 부총재를 만나 제주의 혁신 성과를 공유했다.
올해 4월 제주가 달성한 4시간 일시적 재생에너지 100%(RE100) 사례를 접한 페겔 부총재는 “제주가 녹색성장의 커다란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m 또한 그린수소 전환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제주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자 김상부 부총재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인 제주가 혁신적이며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 개회식에는 오영훈 지사와 세계은행 페겔 부총재, 김상부 부총재, 리처드 다마니아(Richard Damania) 경제수석, 손지애 컨설턴트와 문지성 기획재정부 개발금융국장 등이 참석했다.
m 페겔 부총재는 개회사에서 “지난 10년간 함께 쌓아온 경험과 신뢰는 재정적 부담과 우선순위의 변화라는 현실 속에서도 녹색성장이라는 방향성을 지켜내는 강한 신호”라며 “파트너십을 통해 지식교류를 행동으로, 비전을 정책으로, 선언을 결과로 옮기면서 청정 에너지와 녹색 일자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m 문지성 국장은 “녹색성장은 환경을 희생하는 ‘갈색성장’과 달리 경제 성장과 환경보호,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동시에 실현하는 길”이라며 “지속가능한 녹색 전환은 환경 정책만 아니라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인적자원 개발, 민관 협력과 장기 비전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 개막식에 이어 열린 고위급 원탁 패널 토론에서 오영훈 지사는 제주가 추진하는 인공지능․디지털 대전환의 구체적 성과를 소개했다.
m 마이트레이 다스(Maitreyi B. Das) 세계은행 국장, 리처드 다마니아 경제수석, 필레몬 마테불라(Phillemon Mathebula) 남아프리카공화국 음푸말랑가주 농업·농촌개발·토지·환경부 수석국장, 강동수 글로벌지식협력단지(GKEDC) 단장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는 지속가능한 일자리 전환과 포용적 녹색성장 방향이 집중 논의됐다.
q 오영훈 지사는 도민 생명 보호를 위한 긴급차량 우선신호 시스템,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한 큐알(QR) 결제시스템, 재생에너지와 디지털 기술의 결합 사례를 공유했다.
m 오 지사는 “제주의 사례는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지역의 지속가능성과 경제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선도 정책과 경험을 국내외에 전하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협력의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m 특히 “아무리 뛰어난 인공지능(AI) 시스템도 재난 대응체계가 완비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며 “기술은 완벽하지 않기에 철저한 재난 대비와 시스템 내구성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q 오영훈 지사는 제주의 야심찬 2035 탄소중립 전략을 상세히 소개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70%로 높이고 나머지 30%는 그린수소 기반 기저전원으로 전환하는 ‘7 대 3 에너지믹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정부 목표보다 15년 앞당긴 것이다.
m 특히 ‘에너지 민주주의’ 실현 전략이 주목받았다. 2035년까지 전기차 보급률을 50%로 높여 V2G(양방향 충전) 기술로 ‘달리는 발전소’를 만들고, 농업용 태양광과 가정용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대해 도민 모두가 발전사업자로 참여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건물 냉난방의 전기화(히트펌프)로 전력 수요를 늘려 재생에너지 활용도도 극대화한다.
m 오 지사는 제주삼다수 수익의 재투자, 풍력공유화기금을 통한 발전사업 이익의 도민 재분배 사례를 들며 “진정한 녹색성장은 사회적 형평성과 포용성을 바탕으로 할 때 지속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m 또한 지난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발표한 제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소개하며 “20년 장기 비전 아래 탄소중립, 인공지능․디지털 대전환, 지속가능발전이 유기적으로 연동되면서 정책 일관성을 확보했다”며 “제주 모델이 중앙정부와 다른 지방정부의 실질적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q 패널들은 제주 사례에 공감하며 녹색전환의 핵심 요소들을 제시했다.
m 다마니아 경제수석은 “디지털 대전환과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녹색혁신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녹색성장과 기술, 교육, 정책이 하나의 연결고리로 작동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m 강동수 단장은 “녹색성장 전략에서 계획 수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행”이라며 “한국의 경험과 실행 중심의 접근이 녹색성장을 포함한 모든 지속가능한 개발 전략에서 보다 실행력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m 마테불라 국장은 “선진도시와 소외지역이 공존하는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인공지능(AI), 디지털 기술, 녹색성장 등의 혜택이 아직 많은 곳에 닿지 못하고 있다”며 “기술의 이점을 실현하려면 정부와 파트너 기관들의 적극적인 개입과 국제 협력, 기술 공유 구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q 제주도는 행사 둘째 날(21일)에 열리는 환경 분야 분과 세션에도 참여한다.
m 강애숙 제주도 기후환경국장이 발표자로 나서 ‘제주의 플라스틱 제로 여정, 약속에서 실천으로’를 주제로 다중국제보호지역인 제주가 플라스틱 감축과 자원순환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플라스틱 제로 제주 정책’ 추진 경험을 공유할 예정이다.
q 제주도는 이번 행사를 통해 녹색전환을 위한 국제사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녹색성장 선도도시로서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