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소멸’은 더 이상 내일의 경고가 아니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청년 유출을 경험하고 있는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막중한 시대적 과제 앞에서 영암군의 정책 방향은 ‘실사구시(實事求是)’로 압축할 수 있다. 객관적 데이터에 입각해 현실을 분석하는 ‘실사’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구시’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2025년 12월 말 기준 영암군 등록인구는 5만69명으로 인구 5만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인구감소는 엄연한 현실을 직시하는 가운데, 영암군의 대응은 구조적 혁신으로 인구소멸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것이다.
영암군의 목표는 청년이 머물고 귀농·귀촌인이 정착하며 외국인주민이 지역사회의 든든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도시다. 구체적으로 등록인구와 생활인구 모두가 영암에서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주거 공간, 생활 안정 및 자립, 문화·체육 인프라, 생애주기, 귀농·귀촌에 이르는 종합 인구정책으로 정주 도시로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영암군의 노력을 객관적 자료인 ‘실사’와 구체적 정책인 ‘구시’로 나눠 살펴본다.
등록인구에서 생활인구로 인구 패러다임 변화
영암군 등록인구는 최근 5년간 감소 추세다. 2021년 5만2,937명이던 인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5만69명으로 집계됐다. 총 2,868명의 인구 감소는 저출산·고령화로 요약되는 전국 대부분 지자체의 인구감소 흐름과 맥을 같이한다.
영암군 인구 구조의 특별한 점은 외국인 등록인구가 지난해 기준, 1만425명이라는 것. 전체 인구의 17.2%를 차지하는 이들 외국인주민은 지역 주력산업인 조선업 등에 종사하며 인구 구조에 다양성을 더하고 있다.
영암군은 등록인구 관리를 넘어 지역 활력의 지표로 ‘생활인구’에 주목하고 있다. 2024년 영암군의 누적 생활인구가 329만4,484명, 월평균 27만4,540명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이는 등록인구 대비 약 4.5배 수준으로, 일시 체류자, 산단 노동자, 관광객 등 다양한 형태의 관계 인구가 영암을 중심으로 일과 휴식 등 삶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등록인구와 맞먹는 생산·소비 등 경제활동으로 지역경제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물리적 실체다.
생활인구 중 15일 이상 영암에서 체류한 ‘통근형 인구’도 약 3만3,480명으로 전체 체류 인구의 16%, 등록인구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재방문율도 47%에 달해 사실상 영암을 삶터로 살아가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카드 소비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영암에서 이들 1인당 월평균 카드 소비액은 15만3,670원으로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등록인구와 생활인구의 행복을 위한 영암군의 ‘구시’ 정책
영암군은 이런 실사의 인식을 바탕으로 등록인구와 생활인구를 아우르는 인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등록·생활인구 확대와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살고 싶은 도시 영암의 지속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등록인구와 생활인구 모두 ‘주소지’와 ‘삶터’로 영암을 여기도록 맞춤형 정주 정책, 일상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영암군은 정주를 뒷받침할 공간 인프라 확충을 본격화하고 있다. 공공주거 부문에서는 2023~2024년 사이 총 92호의 공공주택을 공급했고, 2028년까지 총 200호 확충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협업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역 맞춤형 주택 공급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의 주거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하나 청년 정책의 큰 축은 생활 안정 및 자립 지원이다. 신혼부부와 다자녀가정을 위한 주택 마련 대출이자 지원은 청년세대의 주거 부담을 덜어주며 높은 체감도를 달성하고 있다. 아울러 청년문화수당, 문화복지카드, 결혼장려금, 자격증 응시료 실비, 주거비 지원 등 생활 밀착형 정책, 대학생 전입장려금, 초·중·고 입학축하금 등 안정적 인구 유입 정책도 인기를 얻고 있다.
문화·체육 인프라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삼호어울림문화체육센터는 씨름단 훈련장, 작은도서관, 커뮤니티 공간이 결합된 복합시설로 곧 개관을 앞두고 있다. 학산권역 파크골프장과 반다비체육센터는 올해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체육인 숙박시설, 유아친화형 국민체육센터 등도 차례로 조성돼 정주 여건을 더 풍요롭게 할 전망이다.
영암군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생애주기별 종합 인구정책으로 △유아기 △아동·청소년기 △청년기 △장·노년기 △전생애 △결혼 △임신·출산 △귀농귀촌 8개 분야 106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생애 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을 체계적으로 연계해 영암군민이 정책의 편의를 더 누리게 만들고, 신규 사업을 포함해 각 분야 지원체계를 지속 정비해 정책 체감도를 제고하고 있다. 전입 촉진, 안정 정주 기반 마련, 출산·양육 부담 완화, 청년 및 귀농·귀촌 인구 지역 정착 유도 등으로 지속가능한 인구 구조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귀농귀촌 정책도 체험에서 정착까지 단계적으로 참여하도록 설계했다. 영암군은 대표 귀농귀촌 사업인 ‘영암살래’ 프로그램은 도시민이 일정 기간 영암 마을에 살며 생활할 수 있게 짰다. 서울농장, 기찬텃밭, 만원 세컨하우스 등과 연결해 지역 초기 진입 장벽도 낮추고 있다. 영암살래로 귀농귀촌을 결심한 이들에게는 귀농정착금, 농업창업자금, 주택정비 등 지원으로 연결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입자의 37%가 귀농귀촌인으로 집계돼 영암군 정책의 실효성을 입증했다.
지역특화형 비자사업은 현재까지 265명의 외국인주민을 지역 산업 현장에 연계했다. 삼호읍 외국인주민지원센터는 통번역, 자녀 돌봄, 사회통합교육, 법률상담 등으로 외국인주민 생활 밀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불산단 주변 외국인주민 친화 보행 환경과 거리 경관 조성으로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동시에 지역 상권 활성화도 도모할 계획도 마련해 두고 있다. 영암군은 외국인주민을 지역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포용해 도시의 다양성과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고 있다.
김선미 영암군 인구정책과장은 “누구나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주거·일자리·문화 등 정주 여건 전 영역에 걸쳐 촘촘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에 입각한 실사구시로 영암을 사람 중심 삶의 터전으로 가꿔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