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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김미경 배우 대통령표창 수상

 

2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배우 김미경이 대통령표창을 수상하며 40년 연기 인생의 결실을 맺었다.

 

연극 무대에서 시작된 탄탄한 연기 내공

1963년생인 김미경은 1985년 연극 '한씨연대기'로 데뷔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1인 13역이라는 파격적인 도전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이후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최선생' 등 다수의 연극 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최선생'으로 제26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신인 여자 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자로서의 기량을 인정받았다.

 

브라운관 진출, 다양한 캐릭터로 존재감 각인

1999년 드라마 '카이스트'의 매점 주인 역으로 본격적인 브라운관 활동을 시작한 김미경은 초기에는 독특한 캐릭터로 주목받았다. 노희경 작가의 '굿바이 솔로'에서 해영 역을, MBC '태왕사신기'에서는 백호의 신물을 지키는 대장장이 마을의 대장 바손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2012년 SBS '신의'에서 최 상궁 역으로 시대극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2013년 SBS '주군의 태양'에서 주성란 역을 맡아 독특한 캐릭터 연기를 선보였다.

 

'국민 엄마'의 탄생, 현실적 모성 연기로 공감 이끌어

김미경이 '국민 엄마'로 자리매김한 결정적 계기는 2013년 방영된 SBS 드라마 '상속자들'이다. 박신혜가 연기한 차은상의 엄마 박희남 역을 맡아 언어장애를 가진 가난한 어머니를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김성령과의 코믹한 케미스트리로 시청자들에게 친근하면서도 강인한 어머니상을 각인시켰다.

 

이후 김미경의 '엄마' 연기는 더욱 다채로워졌다. 2014년 SBS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병상에 누운 남편을 둔 채 외도하는 엄마로 분해 개인의 욕구와 욕망을 가진 솔직한 모성을 표현했다.

 

2016년 tvN '또 오해영'에서는 주인공 오해영(서현진)의 엄마 황덕이 역을 맡아 속 시원하고 현실적인 친정 엄마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다. 딸의 편에 서서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모습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70명 넘는 '스타 자식들', 다양한 모성의 스펙트럼

김미경은 박민영과 특히 인연이 깊다. 2010년 '성균관 스캔들'에서 윤희의 엄마로 첫 모녀 호흡을 맞춘 뒤, 2019년 '그녀의 사생활'에서 덕미의 엄마 고영숙 역으로 9년 만에 재회했다.

 

2018년 KBS2 '같이 살래요'의 정진희 역, 2019년 SBS 'VIP'의 계미옥 역 등 주말 드라마와 미니시리즈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2020년에는 tvN '하이바이, 마마!'에서 전은숙 역으로 딸을 잃은 슬픔을 절절하게 표현했고, 같은 해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는 강순덕 역으로 따뜻한 엄마 연기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MBC '18 어게인', JTBC '닥터 차정숙', MBC '이재, 곧 죽습니다', JTBC '웰컴투 삼달리'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작품 속에서 만난 '스타 자식'만 70명이 넘는다.

 

연기의 원천은 어머니의 사랑

김미경은 과거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자신의 연기 원천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열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홀로 네 딸을 키운 어머니로부터 받은 사랑이 지금 표현하고 있는 엄마 역할의 근간이 된다는 것이다.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지 못할 만큼 단단하게 울타리를 쳐 우리를 키워주신 어머니의 사랑이 내가 지금 연기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 7월 어머니가 별세하면서 김미경은 그 사랑의 원천을 떠나보내야 했다.

 

'국민 엄마'를 넘어, 끊임없는 변신 시도

김미경은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해커, 패션회사 직원, 형사, 정치인 등 전문직 여성 캐릭터를 연기하며 폭넓은 연기력을 입증했다.

 

특히 대중에게 알려진 따뜻한 이미지와 달리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소유자이며, 바이크를 타고 번지점프와 스카이다이빙을 즐기는 등 강렬한 취미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드럼 연주, 검도, 태권도, 태껸까지 섭렵한 그는 최근 JTBC 예능 '짠당포'에서 이런 반전 매력을 공개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또한 대학병원 주차장에서 운전 초보인 한 시민을 위해 직접 대신 주차를 해주고 "처음에는 다 그렇죠 뭐"라며 떠났다는 미담이 전해지기도 했다.

 

K-컬처 대표 스타들과 함께 영예

이날 대통령표창은 김미경을 비롯해 배우 이민호, 이정은, 그룹 동방신기, 블랙핑크 로제, 세븐틴, 성우 김은영 등 총 7명/팀이 수상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은 대중문화예술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으로, 가수, 배우, 희극인, 성우 등 대중문화예술인과 방송작가, 연출가, 제작자 등 대중문화산업 종사자들의 노력과 성과를 격려하고 창작 의욕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40년간 한결같이 자리를 지키며 다양한 모성의 스펙트럼을 보여준 김미경의 이번 수상은 그 진정성과 노력에 대한 당연한 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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