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남시의회 박주윤 의원이 교차로 정지선 이격거리 확대를 통한 보행자 안전 강화에 나섰다.
19일 성남시의회 제307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박주윤 의원은 "5미터의 거리, 한 생명을 지킵니다"라는 제목으로 5분 발언을 통해 정지선 이격거리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발언에서 박 의원은 현행 교차로 정지선과 횡단보도 사이의 거리가 불충분해 우회전 차량과 보행자 간 충돌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형 차량의 경우 운전자의 시야 사각지대로 인해 보행자를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지선을 5미터 이상 뒤로 물리면 운전자가 보행자를 더 잘 볼 수 있어 사고 예방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단 5미터의 거리 확보가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며 "성남시가 보행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5미터, 생명을 가르는 '골든 존'
전문가들은 정지선 5미터 이격을 '생명을 구하는 최소 안전거리'로 규정하고 있다.
대형 버스나 트럭은 운전석이 높아 앞쪽 가까운 거리는 완전한 사각지대가 된다. 하지만 정지선이 5미터 뒤로 물러나면 운전자는 횡단보도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특히 키 작은 어린이나 휠체어 이용자도 명확히 식별할 수 있다.
시속 30km로 주행하는 차량의 제동거리는 약 9미터다. 정지선에서 1미터 떨어진 횡단보도라면 운전자가 뒤늦게 보행자를 발견했을 때 이미 사고는 피할 수 없지만, 5미터의 여유 공간이 있다면 급제동으로도 충분히 멈출 수 있는 안전 마진이 확보된다.
■ "우회전 사고 70% 예방 가능"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교차로 우회전 시 발생하는 보행자 사고의 약 70%가 '운전자의 보행자 미발견'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5미터 이격은 이 문제의 직접적 해결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운전자가 우회전을 시도하기 전 이미 보행자를 인지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보행자 입장에서도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차량과 5미터 떨어진 차량은 체감하는 위협이 완전히 달라, 심리적 안정감 속에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다.

■ 국제 기준 부합, 비용 대비 효과 '최고'
교통 선진국인 네덜란드, 스웨덴 등은 이미 교차로 정지선을 횡단보도로부터 최소 5미터 이상 이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비전 제로(Vision Zero·교통사고 사망자 제로)' 정책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이 5미터 원칙이다.
무엇보다 도로 재포장이나 신호체계 개편 없이 단지 정지선만 5미터 뒤로 다시 그으면 되기 때문에 공사비는 교차로당 수십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최소 비용으로 최대 안전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정책이라는 평가다.
■ 성남시, 선제적 대응 기대
이번 제안은 최근 전국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 대책의 일환으로, 성남시의 선제적 대응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다.
한 교통안전 전문가는 "5미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출근길 횡단보도를 건너는 초등학생, 장을 보고 돌아오는 어르신, 퇴근하는 직장인 모두가 안전하게 집에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생명의 거리"라며 "성남시가 이번 제안을 적극 수용해 보행자 안전 선도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박 의원의 제안을 검토해 관내 주요 교차로를 대상으로 정지선 이격거리 확대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어설명]
정지선 이격거리 교차로에서 횡단보도 직전에 그어진 차량 정지선을 횡단보도로부터 일정 거리 뒤로 물려 설치하는 것. 운전자의 시야 확보와 보행자 안전공간 확보에 효과적이며, 국제적으로는 5미터 이상 이격을 권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