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25일, 화려한 조명과 축제의 열기 속에 전 세계가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하지만 성탄의 본질은 화려한 장식이나 선물이 아닌, 한 인물의 이름에 담긴 인류 구원의 선언에 있다.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 속에는 성경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가 응축되어 있다.
성경 마태복음 1장 21절에 따르면, '예수'라는 이름은 인간의 선택이 아닌 하늘의 지시에 의해 지어졌다.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는 그가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자이심이라”는 기록처럼, 그의 이름 자체가 이 땅에 온 목적을 설명한다.
기독교 신학에서 예수는 단순한 도덕적 성인이나 예언자를 넘어, 인류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구원자(그리스도)로 정의된다. 탄생의 기쁨은 곧 십자가라는 희생의 여정과 맞닿아 있으며, 성탄은 그 거대한 구원 계획의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의 탄생이 곧 십자가의 보혈과 연결된다는 점에 있다. 구약 시대의 제사가 반복적인 속죄를 의미했다면, 예수의 죽음은 단 한번에 인류의 죄를 씻어낸 ‘영원한 속죄’로 이해된다.
이 구원은 인간의 노력이나 공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은혜’로 주어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음으로 세상 모든 사람의 죄가 깨끗하게 해결되었고, 이제는 인간이 죄가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성탄은 바로 이 은혜가 세상에 공개적으로 선포된 날이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사랑이 이미 우리 곁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흰 눈’ 역시 기독교적 전통에서는 특별한 상징성을 지닌다. 온 세상을 하얗게 덮는 눈은 죄로 얼룩진 인간의 본성이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하게 씻김 받았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너희의 죄가 주홍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질 것”이라는 이사야서의 예언이 성탄을 통해 성취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오늘날 크리스마스가 종교의 벽을 넘어 보편적인 축제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성탄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강자의 승리’가 아닌 ‘약자를 향한 구원’이고, ‘판결’이 아닌 ‘용서’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다는 한계를 인정할 때, 그 한계를 덮어주는 더 큰 사랑이 찾아온다는 믿음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인류에게 깊은 위로를 준다. 2,000년 전 마구간에서 태어난 아기의 이름은 여전히 오늘날 불안과 상실을 겪는 인류의 질문에 ‘사랑과 은혜’라는 명확한 답을 던지고 있다.







